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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모도 칠면초
태양이 이글거리는
한여름날
더는 길이 없는
석모도에 가봐라
들물과 날물이
검은 갯벌을
오갈 때마다
칠면초는
붉은 잎사귀 흔들며
왔다가 사라지는
파도를 떠나 보낸다
한 생이 짧아
한 자리에서
일곱 번이나
몸 바꾸는 너
파도에 쓸리고
해풍에 부딪히며
붉은 양탄자를
토해낸다
일곱번
다시 피어나는
그 강인한 생명력도
어느 가을날
찬바람과 함께
흔적없이 사라질
서글픈 운명에
갯골로 달려온
바람에 장단 맞추어
오늘도
서러운 춤을 춘다
※칠면초: 바닷가 갯벌에서 자라며 녹색에서 점차 붉은빛이 돌면서 일곱가지 빛깔로 변하는 명아주과의 한해살이풀
[여계봉 선임기자]
yeog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