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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
한여름 더위를 못 이겨
잠시 속살을 드러낸 백합
홀로된 처량한 발길이
향기를 쫓다가
그 꼿에 취해 한 송이 꺾고
꽃병에 꽂아
시들지 않도록 물을 준는 새벽
평생 같이 있을 것 같았던
친구와의 이별이
믄득 서럽게 동공을 흐려놓는다
향기라도 오래가면 좋으련만
한철 한 때 잠시
내 곁에 머물다 감이 아쉬워
그만 앓아눕고야 마는
미안한 사랑이여
또 다른 나로 살아가야 할
즈음에 나타난 사랑은
불륜이라
애써 감추고 있는 마음을
들키고만 지금
내일이면 내 곁에 없더라도
나 그대 곁에
평생 촛불을 켜노니...
[박정경]
한국문인협회 회원
양천문인협회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