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그곳에 가고 싶다'

비오는날의 수목원

여계봉 선임기자


비오는날의 수목원



오늘은 비요일

부슬거리는 비를 뚫고 

인적드문 수목원에 들어선다


산허리에 걸친 

숲으로 가는 산책로는

안개에 묻혀 이내 사라진다


비오는 날

숲은 

결코 고요하지 않다 


숲속의 나무들은

감춰둔 끼를 드러내며

골바람따라 춤을 추고


안개에 갇힌 편백향과

숲에 이는 비바람으로 

시원하게 멱을 감는다


우산을 접고

귀를 크게 열면

온몸의 세포가

숲에서 나는 소리로 가득 채워진다


백일을 견디야되는

배롱나무꽃은 더 붉게 다가오고


비에 젖은 라벤더꽃은 

보랏빛 향기로 숲을 채우고


잎새 뒤에 숨어 핀 

나리꽃은 순정한 미소를 보낸다


비오는 숲에서

잠시 우산을 접으면 


나는

한 그루 나무가 된다.


여계봉 선임기자

yeogb@naver.com

 



작성 2022.08.11 09:56 수정 2022.08.11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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