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그곳에 가고 싶다] 남애항에서

여계봉 선임기자


남애항에서



동해의 새벽 바다가

해돋이 고장 양양(養陽)의

아침을 열면


양양의 남쪽 바다

남애(南涯)의 해원(海原) 위로

불끈 솟아오른 붉은 태양이

잔물결마저 황금빛으로 물들인다


넘실거리는 파도는

쉼없이 바위에 부서지며 

뽀얀 속살을 드러내고


눈부신 햇살 

내려앉은 백사장은 

고운 밀가루처럼 부드럽다


크고 작은 바위섬을 잇는

나무데크와 스카이워크를 지나고

전망대로 올라서서


아련하기만 한 

추억의 앨범을 

꺼내 보지만


고래가 보고싶어

병태가 달렸던

포구의 모래사장은

망각의 수평선 너머로 

사라진지 이미 오래


그리움이 파도처럼 밀려와도

항구는 물결 거스르지 않고

바다에 발을 담그고 산다


방파제 끝에서

쌍둥이처럼 마주보고 서서

빈 배의 귀항마저 반기는

빨간색 하얀색 등대


이제 

항구는 더 이상 외롭지 않다



*남애항: 강원도 양양군에서 가장 큰 항구이자 강원도 3대 미항 가운데 하나. 항구를 중심으로 남애1~4리의 포구 마을이 길게 해안선에 늘어서 있으며, 동해안 일출의 명소. 1984년에 상영된 청춘영화 <고래사냥>의 엔딩 장면 촬영지로 유명


여계봉 선임기자

yeogb@naver.com

작성 2022.08.17 11:19 수정 2022.08.1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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