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동시집이 된 나무

​문창갑



동시집이 된 나무

 

동시집을 읽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지금 나무의 마음을 읽는 거라고요

 

나무가 듣던 새소리와 냇물 소리를

나무가 가지 손 흔들며 배웅하던 철새 가족을

우리에게 들려주고 보여주려고

나무가 책이 되어 왔다고요

 

다리도 없고 날개도 없는 나무

무엇으로 내 몸이 변해야 세상의 아이들에게

갈 수 있을까 곰곰 생각하다

 

책 중에서도 가장 곱고 예쁜 책

동시집이 되어 왔다고요

이렇게 나에게도 왔다고요


 

[문창갑]

월간 문학정신으로 등단(1989), 

시집 깊은 밤 홀로 깨어

빈집 하나 등에 지고

코뿔소


작성 2022.08.23 10:12 수정 2022.08.2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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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