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현민 [기자에게 문의하기] /
우리의 기상이 더 높이 더 멀리 나가는 계절, 가을이다. 한가위 둥근 보름달도 있고 햇볕 아래 잘 익어가는 곡식만 봐도 배부른 그런 계절이다. 누구는 여행을 떠나고 누구는 독서를 하고 누구는 사랑을 하면서 가을을 보낸다. 가을은 사색의 계절이지만 절대 고독의 힘을 발휘되는 계절이기도 하다.
가을이 경복궁 지붕 위로 내려왔다. 살포시 내려온 것이 아니라 대놓고 내려왔다. 인간의 감성이 이 아름다운 가을을 다 담을 수 없기에 위대한 자연의 힘으로 보여주고 있다. 자연은 더 없이 위대하고 인문은 그 위대함을 더 위대하게 창조한다. 경복궁이라는 인문의 공간을 빛내주는 자연은 구월에 더 찬란하게 빛난다.
심심한 사람도 바쁜 사람도, 행복한 연인도 이별한 사람도 경복궁 안에 내려온 가을을 만나면 이 가을은 남는 장사다. 마음이 백만장자보다 더 부유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잠시 가을의 속살을 보고 미소가 저절로 지어질 것이다. 다 자연의 힘이다. 인문의 힘이다. 어쩌면 그곳의 가을을 만난 사람의 힘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