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가을볕

양숙

 

가을볕

 

머루포도 까만 얼굴

분단장 시켜주고요

 

아기 고추잠자리

빨갛게 익혀주거든요

 

푸르다 지쳐버린 들

황금 색칠해 주고요

 

눈치 빠른 까치 가까이서

홍시 훔치게 해주거든요

 

도깨비바늘 미늘 돋워

멀리 시집가게 해주고요

 

게으른 황소 끝물 콩 두렁 헤쳐도

고삐 당기지 않게 해주거든요

 

새순 때도 단풍졌다 놀림 받던

홍단풍 투명함 더해주기까지요

가을볕이 좋아요

 

[양숙]

시집 : 당신 가슴에

하늘에 썼어요』 

염천 동사

꽃버치


작성 2022.09.13 09:45 수정 2022.09.13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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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