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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화의 비밀
하얀 구렁이가 기어 나오는 언덕을 한 사내가 걷고 있다
한 걸음 밟을 때마다 퍽퍽 터지는 구렁이 내장
사내는 개의치 않고 바다를 향한다
사내가 파란 깃발을 흔들자
바다는 몸뚱이를 흔들며 춤을 추기 시작한다
붉은 옷을 입은 여인과 사내는 춤을 춘다
춤을 출 때마다 붉은 눈물의 진주가 백사장을 붉게 물들인다
사내는 목걸이를 걸어주고는 여인의 애타는 손짓을 외면한 채
하얀 구렁이 들을 밟으며 사라졌다
여인의 붉은 치마는 바다를 다 마셔버리고
갈매기는 햐얀 거품을 토해내며
바람을 따라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오늘도 그녀는
하얀 구렁이가 진을 치고 있는 언덕에서
바다로 가지 못한 채 서성이고 있다
붉은 눈물 흘리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