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현민 [기자에게 문의하기] /



쓸쓸한 가을, 홀가분한 가을이 간다. 안으로 풍성함을 쌓는 계절이 가을이다. 고독과 외로움과 쓸쓸함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가을이 있기에 정신이 살찌고 영혼이 흔들리지 않으며 마음이 부자가 된다.
경복궁에 해가 저물고 가을도 저물었다. 공활한 하늘 아래 보랏빛 가을꽃이 피어 한 폭의 풍경화를 연출하며 감성을 자극한다. 도시의 가을이 이래서 더 애잔하다. 더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문명과 충돌하지 않고 공존하며 저마다의 삶을 지킨다.
해마다 가을이면 경복궁은 야간개장을 한다. 달빛을 벗삼고 내리는 별빛을 맞으며 연인의 따뜻한 품에 안겨 가을이 가는 소리를 듣는다. 거기 고풍스런 경복궁이 있어 도시의 풍경은 더욱 아름답고 사람들은 도시와 더불어 계절을 향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