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우주 [기자에게 문의하기] /
왁새
날아가는 기러기 소리 드맑아서 적적하고
이지러진 달빛이 왁새 숲에 출렁이는 밤
왁새들도 외로운지 서로 비벼대며 왁왁 울어
그 분위기에 취해 나도 모르게
잊고 지내던 짝사랑이란 노래를 부른다
아~아 으악새 슬피우니 가을인가요~~
나라 잃은 시대의 슬픔만큼은 아닐지라도
세월에 흘러가버린 청춘이 못내 아쉬워
꽃봉우리 같던 짝사랑 소녀를 애타게 부르듯
왁새를 으악새로 늘어지게 불러본다
딱딱한 도시 말 같은 억새라는 표준어보다는
왁새라는 어릴 적 고향 사투리가 그리워
잃어버린 소녀의 이름을 부르듯
구슬프게 불러본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나만의 노래를

[강흥수]
충남 안면도 출생
첫 시집 ‘마지막 불러보는 그대’ 출간
‘인연은 뿌리깊은 약소’
‘아비’
‘새벽길’ 등 7권 시집 출간
한국시 대상 수상
공무원문학상 수상
한남문인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