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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갯골
구불거리는 갯골에
소금기 머금은 갯내음이
코를 간질인다
갈대 풀섶 헤치면
미생의 다리가 나타나고
바라지 다리 위
새끼 괭이갈매기는
서툰 날갯짓 한다

구불구불 갯고랑
자줏빛 칠면초는
안개처럼 스며들어
단풍 물이 들었고
말라버린 갯가
농게와 망둥어는
들 물을 기다린다

갯골에서 훔친 바람
흔들 전망대를 흔드니
키다리 나무 전망대는
흥에 겨워 어깨를 들썩인다
갯골을 닮은
갈대 숲길은 굽이지고
아득한 곳에서 날아온 철새들은
갯골에서 날개를 접는다

갈댓잎이 서걱서걱
바람에 나부끼며
은빛 물결 일으키니
시흥 갯골의 가을은 깊어만 간다.
※시흥갯골생태공원: 경기도 유일의 내만의 사행성 갯벌로 옛 소래 염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공원이다. 칠면초, 나문재 등의 염생식물과 농게, 방게, 저어새, 청둥오리, 괭이갈매기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시흥 갯골은 아름다운 경관과 생태적 우수성으로 2012년 2월 국가 해양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서해선 시흥능곡역에서 5번 버스를 타고 시흥갯골생태공원 정류소에 내리면 된다.

[여계봉 선임기자]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