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현민 [기자에게 문의하기] /



하늘도 하얗고 땅도 하얗고 눈도 하얗다. 추위와 함께 찾아온 큰 눈이 세상을 정화시키고 사람들의 마음도 정화시키고 있다. 새하얀 세상이 된 도시의 겨울은 오히려 포근하다. 눈이 오면 강아지들은 천방지축 깡충대고, 경복궁에 눈 구경 온 사람들도 덩달아 즐거워한다.
얼어붙은 경회루 연못과 향정원 연못 위로 눈이 내려 땅과 물의 경계를 허물었다. 얼마나 많은 왕과 신하들이 지난날 경복궁의 눈을 보았을까. 예나 지금이나 바람 잘 날 없는 세상이지만, 눈이 내리는 날엔 모든 허물을 덮고 순백의 시 한 수라도 써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