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현민 [기자에게 문의하기] /
줄곧 길을 생각했다.
길은 겨울로 향해 있었고
겨울은 지상에서 너무 깊었다.
산이 입을 벌리자 바람이 쏟아진다.
하얀 바람이 지나가는 사자산에서
길을 따라 걸어가며 생각했다.
생각은 똬리처럼 내 머리위에 앉아
나를 붙들고 놓아주지 않았다.
내 주린 영혼은 저 길을 홀로 걷고 있는데
나는 아득한 적막에 기대
마음속 등불을 켜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