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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
-쉿! 세량리 저수지를
누가 뽀얀 보자기로
살며시 싸 놓았어
-누가 아름다운 저수지를
옮겨 가려고 하지?
-안 돼!
-이사는 안 돼!
안타까운 내 마음이
지켜보고 있잖아.
스르르
누군가 뽀얀 보자기를
풀어 젖힌다.
내 마음 읽었나 봐
말갛게 씻은 얼굴
꺼내 보여주는
세량리 저수지

[서향숙]
199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방정환문학상 수상
새벗문학상 수상
광주문학상 수상
동시집 『연못에 놀러온 빗방울』, 『찰칵 내 맘 다 찍혔겠다』,
『자음 모음 놀이』, 『땅속 거인』,
동화집『날개달린 사자』, 『하늘 바위』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