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기봉의 생태시 읽기] 춘색아지랑이

사진=류기석


춘색아지랑이

 

 

콩이 여물 때가 되었어요

 

당신이 오시면

알맹이

 

당신이 오시면

껍데기

 

당신은 어디로 오시나요

혹여 알맹이를 털어내면

콩깍지가 되나요

 

춘색아지랑이가 피네요

 

나는 지게꾼

당신이 스며든 수평선을 지고 싶습니다

 

 

 

   

 

[시작노트]  

내 마음에 콩씨 하나 심어놓은 당신, 때는 농번기, 풀 구경하러 오세요. 풀이 자라면 너는 빈껍데기, 알맹이를 털어내면 홀쭉한 당신은 길을 못 찾는 다지. 아지랑이가 피는 봄, 나는 지게에 당신의 마음을 지고 싶다.

 

   

 

[류기봉 시인]

1993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장현리 포도밭, 자주 내리는 비는 소녀 이빨처럼 희다, 포도시집 포도 눈물, 산문집으로 포도밭 편지가 있다. 1998년부터 2016년까지 포도밭에서 포도밭예술제를 개최하였다.

 

 


편집부 기자
작성 2019.03.22 09:08 수정 2019.03.22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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