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현민 [기자에게 문의하기] /



숨어 있는 봄을 찾으러 원앙들이 연못으로 나왔다. 북한산 자락 못자리골로 나들이 나온 원앙들은 봄을 찾기 위해 분주한데 남쪽엔 매화가 피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불어오는 바람엔 봄기운이 가득하다. 서서히 깨어나고 있는 대지는 봄맞이하며 기지개를 켜고 있다. 모든 것들은 가면 오고 오면 가는 법인가 보다.
원앙뿐이겠는가. 봄을 기다린 건 사람도 마찬가지다. 산마다 시산제를 올리는 산꾼들의 얼굴에는 벌써 봄이 도착한 듯하다. 겨우내 쌓인 잔설이 녹아 질퍽질퍽한 땅이 발목을 잡지만 그 길을 걷는 나그네는 그것마저 즐겁다. 다들 원앙처럼 봄을 기다리면서 사는 게 인생 아니던가. 별거 없는 게 삶이라고 자조하면서 또 오늘도 열심히들 산다.
오늘은 봄을 찾으러 집 밖을 나가보는 게 어떨까. 진정성 있는 삶이란 맞이는 것이 아니라 찾는 것이 더 행복한 것이기 때문이다. 도시에도 봄은 숨어 있고 산골에도 숨어 있고 확 뚫린 대로에도 봄은 숨어 있을 것이다. 숨은 봄 찾기가 오늘 하루를 신나고 재밌고 행복하게 해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