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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통 속으로
도움반 교실
연필은 개구 손에 잡혀
공책 위에 삐뚤빼뚤 글씨를 썼다.
-아머니
손에 쥔 연필을 놓고
아차, 머리 위로 손을 올려 긁적긁적
필통에서 지우개를 꺼내더니
“아”를 지우고
“어”머니로 다시 고쳐 썼다.
-잘 했어요. 오늘은 이만!
선생님 말씀에
개구는 어머니 얼굴을 떠올렸다.
찌푸린 얼굴 지우고
갑자기 싱글벙글
책상 위에 올려놓은
연필과 지우개를 후다닥
필통 속으로 넣었다.

[이영희]
계간 『문예창작』 편집 차장.
계간 『문예창작』 시 등단(2020).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콘텐츠학과(문학석사).
현재 강원도 원주에서 어린이들에게 독서논술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