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의원 수를 350명으로 늘린다고

 

현재 300명 정원인 국회의원 수를 350명으로 늘리려는 추악하고 염치없는 논의가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인구가 1억 명이 안되는 작은 나라에서 국회의원 300명도 사실 많은 것이다. 이들에게 온갖 명목의 수당과 입법활동비를 포함한 억대 연봉을 지급하고, 수많은 보좌관과 비서관들 월급을 주자면 세금을 부담해야 하는 국민들은 등골이 휜다. 시대착오적인 불체포특권과 면책특권까지 주어지는 국회의원은 속된 말로 꿈의 직장이고, 꿀 보직이다. 그러니 한번 국회의원이 되고 나면 어떤 수를 쓰더라도 다음 공천을 받기 위해 목을 맨다.

세계에서 우리나라 같은 국회의원이 있는 곳이 과연 몇 군데나 있을까. 의회주의의 고향인 영국 하원을 보면 국회의원들이 궁상맞을 정도로 기다랗고 좁은 의자에 어깨를 맞대고 앉아 토론을 한다. 권위적이고 어리어리한 우리나라의 의사당 풍경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미국 하원 의원들은 자기가 손수 작성한 문서를 서류 가방에 넣어 직접 들고 다니면서 의정 활동을 한다. 우리나라 국회의원들 대부분은 보좌관이나 비서관이 써주는 자료를 읽기만 하고, 출장 시에는 속칭 '가방모찌'라는 수행비서가 자료를 들고 따라다닌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으로 명예로운 직책이다. 그래서 일부 국가에서는 국회의원을 무보수 명예직으로 하고, 회기 중 소요되는 실비 정도만 지급하는 곳도 있다. 그래도 자기 지역의 발전을 위하고 주민들 의사를 대변하기 위해서 봉사활동을 하는 의원들이 많다. 이들 대부분은 은퇴한 교사, 공직자 등으로 학식과 교양을 갖춘 존경받는 사람들이며 전과자는 거의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떠한가. 학교 다닐 때 운동 좀 한 걸 가지고 무슨 큰 벼슬인 양 평생 노루 뼈 우려먹듯이 국회의원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오직 판검사만 하다가 사회 물정에 어두운 백면서생인 국회의원들 또한 너무 많다. 정확한 통계는 몰라도 우리나라만큼 국회의원들 중에 전과자가 많은 나라도 없을 것이다. 인격과 자질을 갖춘 일부 뛰어난 분들도 물론 있지만, 국민들의 평균 수준에도 못 미치는 국회의원들이 너무 많은 것이 우리의 부끄러운 현실이다.

일이나 제대로 하면 밉지나 않지. 정쟁 때문에 아주 중요한 법이 누더기가 되어 위헌 심사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있고, 민생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도 못되고 자동 폐기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국회를 소집해 놓고 우르르 외국으로 몰려 나가는 경우는 또 뭔가. 이래놓고도 또 국회의원 수를 늘린다는 말인가. 후안무치하고 내로남불의 대가들이니 언제든 여야가 야합해서 자기네들의 이익을 위한 것은 전격적으로 밀어 부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국민들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민의를 거슬러 국회의원 수를 늘리고자 하는 이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에서 퇴출시켜야 한다. 이번 기회에 오히려 의원 수를 100명으로 줄이고 세비도 반으로 삭감하자는 것이 대다수 국민들의 뜨거운 열망인 것을 국회의원들은 명심해야 한다.
 

작성 2023.03.22 11:46 수정 2023.03.2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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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