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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량 보전의 법칙
옥수수를 한 되를 넣고 돌렸더니
강냉이 한 말이 튀어 나왔다
쌀 한되를 넣고 돌렸더니
튀밥 한 말이 튀어 나왔다
낯 뜨거운 글 몇 편을 문학지에 넣었더니
시가 되어 튀어나왔다
나를 문학잡지에사에 넣고 돌렸더니
시인이 되어 튀어나왔다
옥수수 한 되나 강냉이 한 말의 질량은 같다
쌀 한 되나 튀밥 한 말의 질량은 같다
부끄러운 글 다섯 편이나 시 다섯 편의 질량은
다르지 않았다
시인이 되기 전이나 시인이 된 후의 질량은
변하지 않는다
뻥튀기 기계 앞에 쪼그리고 앉아
강냉이가 터지기를 기다렸다
치이익…
뜨겁게 팽창한 헛배의 김을 뺀 후 뚜껑을 열면
뻥
과장된 강냉이가 호들갑을 떨며 튀어나왔다
사방으로 흩어진 강냉이를 뛰어나니며 주워 먹었다
당원으로 치장한 강냉이는 달콤했다
강냉이 한 자루를 메고 돌아가는 길
자루의 크기가 어린 나에게 힘겨워 보였겠지만
걱정 마시라
집에서 들고 나온 옥수수 한 됫박의 무게일 뿐
부끄러운 글 몇 편을 시라고 할 수 있을까
아무리 나를 화확적으로 뻥 튀겨도
질량은 변하지 않았다
뻥
[이남섭]
강원 양구 출생
한국문인협회 회원
마음의행간 회원
양천문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