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현민 [기자에게 문의하기] /



강원도의 봄은 더디 온다. 이제 겨우 매화가 하나둘 얼굴을 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추운 곳이 강원도이지만 북한에서 가장 더운 곳이 강원도이다. 강원도에서도 춥기로 유명한 홍천에 매화가 피고 있다. 그것도 탐스럽게 활짝 피어나지 못하고 하나둘 서로 눈치를 보며 피어나고 있다.
병아리 눈곱만큼씩 변해가는 산빛을 보며 이제야 오고 있는 봄을 맞이하며 고마운 햇살에 몸을 내맡긴다. 컹컹 짓는 묶인 개들의 목소리에도 봄이 당도해 명랑하게 짓는다. 매화가 만개하면 곧 봄이 가고 말 것이다. 유독 짧은 강원도의 봄은 봄꽃들이 피기도 전에 여름이 당도한다.
들에는 농부들의 밭을 가는 트랙터 소리가 요란하고 청청한 봄나물들이 지천에 피어난다. 봄의 전령은 남쪽으로 먼저 갔다가 쉬엄쉬엄 올라와 강원도에서 좀 쉬고 다시 북쪽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좀 늦은 봄이면 어떠랴. 봄은 반드시 오고 꽃들도 피어나니 이 또한 기쁘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