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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코골이
코골이는 오늘 밤에도 일해요.
“제발, 잠 좀 자자고요!”
누군가 소리치면 멈칫,
그러다 살살
눈치 보며 다시 일을 시작해요.
갱도를 파고 돌들을 굴리고
열차를 타고 푸우푸우 달리기까지,
엄청 시끄럽고 괴상한 소리를 내지요.
도대체 몇 십 개의 굴을 파는지 밤새 쉬질 않아요.
“그만, 그만하라고!”
소리를 빽 지르면
코골이도 지지 않고 당당하게 말하겠죠?
“나는 내 할 일을 했을 뿐야!”

[정은미]
『아동문학세상』(1999),
『아동문예』 동시(2000),
청소년문화상,
오늘의 동시문학상 수상,
동시집 『마르지 않는 꽃향기』, 『호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