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당당한 코골이

정은미

 

당당한 코골이 

 

 

코골이는 오늘 밤에도 일해요.

“제발, 잠 좀 자자고요!”

누군가 소리치면 멈칫,  

그러다 살살 

눈치 보며 다시 일을 시작해요.

갱도를 파고 돌들을 굴리고

열차를 타고 푸우푸우 달리기까지,

엄청 시끄럽고 괴상한 소리를 내지요.

도대체 몇 십 개의 굴을 파는지 밤새 쉬질 않아요.

“그만, 그만하라고!”

소리를 빽 지르면

코골이도 지지 않고 당당하게 말하겠죠?

“나는 내 할 일을 했을 뿐야!” 

 

 

[정은미]

『아동문학세상』(1999), 

『아동문예』 동시(2000), 

청소년문화상, 

오늘의 동시문학상 수상, 

동시집 『마르지 않는 꽃향기』, 『호수처럼』

작성 2023.05.22 09:28 수정 2023.05.22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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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