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서문강 [기자에게 문의하기] /
첫날밤
어어 밤은 깊어
화촉동방의 촛불은 꺼졌다.
허영의 의상은 그림자마져 사라지고...
그 청춘의 알몸이
깊은 어둠 바다 속에서
어족인 양 노니는데
홀연 그윽히 들리는 소리 있어,
아야....야!
태초 생명의 비밀 터지는소리
한 생명 무궁한 생명으로 통하는 소리
열반의 문 열리는 소리
오오 구원의 생모 현빈이여!
머언 하늘의 뭇 성좌는
이 밤을 위하여 새로 빛날진저!
밤은 새벽을 배(孕胎)고
침침히 깊어 간다.
[오상순] 서울 출신. 호는 공초(空超). 『폐허(廢墟)』 창간호에서는 성해(星海)라는 필명을 쓰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