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편지] 병어조림

가끔은 그 소중함을 모를 때도 있어

 

매년 이때쯤이면 병어를 즐겨 먹고 하는데
오래전에 아내가 저녁 식사 때 먹는다면서
병어 세 마리를 사 들고 왔습니다.

절약 정신이 몸에 밴 아내는
병어조림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저를 위해서
시장에서 물 좋은 병어를 싼 가격에
사 왔다면서 의기양양했습니다.

아내는 그날 저녁 밥상에 오른 병어를
저와 아이들에게 모두 주고서는,
아내 몫의 접시엔 조려진 무만
잔뜩 있었습니다.

저는 그런 아내에게 내 몫의 병어 한 마리를
아내의 접시에 슬그머니 넣으려고 하니,
그 사이에 눈치를 챈 아내는 제 손길을
매섭게 뿌리쳤습니다.

이런 일로 실랑이를 해 봤자
매번 그랬듯 당해내지 못한다는 걸 아는 저는
다시 제자리에 놓고 말았습니다.

평생 자신을 희생하며 가정을 꾸려왔고
장래 대비에 그저 모으기만 열심히 했던 아내는
늘 어렵게 생활하면서도 저를 항상
격려해 주었습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회사에서 은퇴도 하였고
저의 삶을 뒤돌아보면서 살고 있습니다.
지금의 아내를 생각하면 가슴 벅차도록
고맙고 소중하기만 합니다.

앞으로 남은 인생은 그런 아내에게
행복을 만들어 주는 남편으로
살고 싶습니다.

대부분의 남편들은 표현은 서툴러도
마음은 늘 아내 곁에서 미안하고 안쓰러워
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함께 있어서 가장 가까이에 있어서
가끔은 그 소중함을 모를 때도 있지만,
오늘만큼은 말해주세요.

"여보... 그동안 늘 감사해요.
그리고 사랑합니다."

최현민 기자
작성 2023.05.30 11:39 수정 2023.05.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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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