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우주 [기자에게 문의하기] /
신문지가 만난 진짜 세상
말, 말, 말만 가득한 신문이
말을 내려놓고
신문지가 되었다.
넘치는 김치통의 국물을 받아주고
고구마, 감자 몸이 시들지 않게 싸주고
깎아 낸 손발톱을 받아주고
신발 속의 고린내를 잡아주고
깨지기 쉬운 것들을 보호하고
잠든 노숙자의 얼굴을 덮어주고
자신을 태워 누군가의 언 손을 녹여 주고.
뭉치고
구겨지고
찢어져
또하나의 촛불이 되었다.

[정은미]
『아동문학세상』(1999), 『아동문예』 동시(2000),
청소년문화상, 오늘의 동시문학상 수상 수상,
동시집 『마르지 않는 꽃향기』, 『호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