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최종 100km 남은 지점에 접근해 감에 따라 당연히 숙소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순례길의 마지막 출발점인 복잡한 사리아에서 묵어야 하는지 아니면 혼잡을 피하기 위해 그보다 4km 전이나 3.5km를 지나서 머물러야 할 것인지를 논의했다.
오늘은 모두가 사리아 보다 4km 가까운 마르메드에 머물자고 했다. 거기 있는 숙소는 우리의 동료 순례자 리디아의 친척이 운영한다고 하며 가이드북에는 그것이 전체 순례여행 코스 중에서 제일 좋은 숙소라고 소개되어 있다. 진정한 순례여행의 성격상 우리는 어느 곳에 도착했을 때 그곳의 느낌이 어떠한지 알아야 한다. 그래서 내일은 좀 더 걸어야 할지 모르겠다.
이런 관점에서 나는 앞으로 남은 100km가 특별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나는 그레이엄 바 씨 가족들로부터 ‘보석 통로’에 관한 메시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사리아에서 출발하여 나보다 5일 정도 앞서가고 있었다.
그레이엄 바 씨는 열다섯 살 학창 시절부터 고든과 절친한 친구였다. 그는 고든의 결혼식에서 제일 멋진 사람이었다. 그레이엄과 바 씨와 그의 아내 수잔에게는 두 아들이 있는데 고든의 아이들과 나이가 비슷했다. 그들이 이 순례여행의 맨 마지막 코스를 가족 이름으로 참여했다.
그것은 그레이엄 바 씨에게도 아주 중요한 여행이었다. 고든이 2년 전 이 순례여행을 했을 때 바로 이 코스에서 그가 고든을 만났었다. 그레이엄 바 씨 가족은 내가 그들을 안 이후부터 내게 큰 기쁨과 유머, 사랑과 헌신의 재료들을 주었다. 그들은 나를 그들 가족으로 안아 주었으며 나를 순조롭고 반복적인 유머와 장난 속에 빠져들게 했다.
그들의 순례길 ‘보석 통로’는 길을 따라 가면서 매일 개인적인 메시지를 작성하여 사진과 함께 나에게 보내주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나는 이것들을 모아 기대와 즐거움으로 마음속에 따뜻한 집을 짓고 있었다. 내일은 100km 표지가 있는 곳에서 보석 수집을 시작할 것이다.
항상 일찍 출발하려 하지만 우리는 할 수 없이 늦어서 8시 30분 이전에 출발하는 적이 별로 없었다. 숙소에서 아침 식사는 비슷비슷했다. 빵과 잼, 비닐로 싼 머핀 빵과 커피가 대부분이다. 오늘 우리는 크로상 빵을 추가로 받았다.
우리는 함께 출발하였으며, 하르트무트, 죠지, 제이드 그리고 나를 포함하여 모두는 아주 분위기가 좋았다. 구름은 땅으로 내려앉았고 제법 을씨년스러운 날씨다. 그러나 대화는 즐거웠다. 죠지가 인생은 무엇인가라는 대단한 주제를 들고 나와 대화를 시작했다. 그리고 ‘영적인’의 정의가 무엇일까라고 물었다. 우리는 그것들을 아주 순수한 원자로 쪼개어 버리고 나서 다시 염력 이동으로 재구성했다.
태양은 다시 나와서 우리의 좋은 분위기를 한껏 돋워 거의 미적인 수준으로 만들었다. 우리는 즐거워서 팔짝 뛰면서 자동 타이머를 놓고 사진을 찍었다. 우리들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고 지나가던 프랑스인 순례자가 몇 장의 사진을 더 찍어 주었다.
잠시 멈춘 길가의 작은 교회는 아주 작아서 버스 간이정류장처럼 생겼지만 무척 아름다웠다. 경치는 찬란하고 구름은 계곡으로 내려앉았다. 우리는 이런 환상적인 풍광을 사진기에 담는다고 정신이 홀려 서로의 시야에서 멀어졌다. 오솔길도 선반처럼 걸쳐진 파노라마와 같이 아름다웠다. 내려앉은 구름 위로 가끔 예기치 못한 구름이 나타나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내가 죠지와 제이드를 마주칠 때마다 그들은 함께 노래하고 있었다. 사실 나는 좀 뒤에 떨어져서 그들의 모습을 비디오로 찍었으나, 순간 그들은 짙은 구름 속으로 사라지면서 ‘우리 모두는 노란 잠수함 속에 산다’는 노래를 부르다가 다시 나타나기를 반복했다. 이 무슨 아이러니한 유머인가.
햇볕 속에 있다가 갑자기 두터운 구름 속으로 들어가면 그것이 대단하긴 해도 기온이 뚝 떨어져 여전히 당황하게 된다. 그건 마치 영화 속에서 장면이 바뀌는 것 같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음악은 우리를 드라마틱하게 변화시켜 전혀 다른 장소와 느낌과 분위기 속으로 데려간다. 나는 확실히 추운 기운을 느꼈고, 걸음을 재촉하여 안개가 자욱하게 낀 으스스한 계곡으로 달려 내려갔다.
우리는 다시 조그만 마을에서 모였다. 그 마을은 수백 년 된 밤나무를 자랑하고 있었다. 아직도 춥고 안개가 있었지만, 카페 밖에 앉아서 우리의 순례여행 음료인 쵸콜렌 콘 론을 마셨다. 다시 출발할 때까지는 태양이 안개에 밀려 그 힘을 잃고 있었다. 그러나 결국 태양이 이겨 구름은 그 유령놀이를 포기하고 말았다.
[이수아]
줄리아드음대 졸업
스코틀랜드 국립교향악단 단원
스코키시체임버오케스트라 수석 첼리스트
스코틀랜드청소년오케스트라 상임고문
Mr. Mcfalls Cahmber 창립맴버
이메일 : sua@sual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