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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호명 소리에 돌아보면
화투를 든 할머니가 고스톱을 치자고 합니다
패를 돌리는 주름진 얼굴에 짓궂은 미소가 가득합니다
담요에는 동전이 신나서 짤짤 까불고 있습니다
청단, 홍단, 고도리, 팔 광이
곤장을 내려칩니다
피박은 부록에 광박은 곁가지
회주스님의 대나무, 피 놓친 손 내리치면
눈에선 살기가 피어납니다
초로의 입가에 비열한 미소가 흐릅니다
손녀는 땀이 삐질삐질 납니다
애꿎은 패만 괴롭히다 점수를 계산하지만
동전은 비웃습니다
할머니, 한 번만 봐주세요!
고개 든 순간,
정적만 가득합니다

[민은숙]
시인, 수필가, 칼럼니스트
전국여성문학대전 당선
문화도시 홍성 디카시 수상
제4회 코스미안상 수상
명인명시 아티스트 대상
제8회 대한민국 문화교육 대상
제22회 대한민국 문화예술 대상
2023 대한민국 중견작가문학대상
2023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시산맥 웹진 편집위원
열린동해문학연합회 사무국장
대한민국 중견작가 산문집 ‘한편의 글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