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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닭이 있었구나
애썼다
어린 쑥부쟁이야.
응달진 돌담 밑
자주색 톱니꽃잎을
밀어내느라 얼마나 힘들었니?
아침마다 멧새들이
하늘자락 물고 달려오는 건
까닭이 있었구나.
저녁마다 실바람이 찾아와
뱅그르르 맴돌이하는 것도
햇살이 담장 아래까지
닿을 듯 말 듯 손 내밀다 가는 것도
다 까닭이 있었구나.

[김완기]
서울신문신춘문예 동시 당선(1968),
동시집 『참 좋은 말』, 『눈빛 응원』, 『들꽃 백화점』 등 여러 권,
현행 초등국어교과서에 동시 ‘참 좋은 말’, ‘꽃씨’ 실려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