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계봉의 산정천리] 광명 도덕산에도 Y자형 출렁다리가 있다

여계봉 선임기자

 

경남 거창군에 있는 우두산에서만 볼 수 있었던 Y자형 출렁다리가 수도권에도 있다. 작년 8월 말에 개통된 광명 도덕산 Y자형 출렁다리가 바로 그것이다. 광명시 한복판에 자리한 해발 200m의 도덕산은 산이 높지 않고 산세도 크지 않은 도시의 산이지만 숲이 울창하고 광명의 주요 산인 구름산, 가학산, 서독산과 지맥으로 연결되어 있다. 

 

도덕산 Y자형 출렁다리

 

도덕산 출렁다리는 도덕산 인공폭포 상부와 등산로 2곳 등 총 3곳을 연결해 만든 Y자형 출렁다리로, 높이 20m, 길이 82m, 폭 1.5m 규모다. 경남 거창군이 2020년 12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우두산에 조성한 60m 높이의 Y자형 출렁다리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도덕산은 출렁다리 주위에 인공폭포를 조성하여 경관을 더 수려하게 꾸몄다. 도덕산 공원에서 정상을 오르는 길목에 있는 출렁다리는 바닥이 뚫려 있는 강판으로 만들어졌는데 성인 640명이 동시에 통행할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하다고 한다. 다리 위에서 보는 폭포의 모습이 장관인데, 다리 아래에 있는 진입로를 따라 연못으로 가면 절벽에서 폭포 물줄기가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더위를 잊을 수 있다.

 

더위를 잊게 만드는 도덕산의 인공폭포

 

 

도덕산 산속에는 거미줄처럼 많은 오솔길이 나 있다. 경사가 비교적 완만한 갈참나무 숲길, 진달래 숲길, 전나무 숲길을 걸으면서 부담 없이 산림욕을 즐길 수 있어 평일인데도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잘 꾸며진 야외학습장에는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단체로 찾아와서 숲 체험, 숲속에 사는 곤충과 애벌레, 들꽃과 수목들에 관한 체험학습을 하고, 숲속의 야외공연장에서는 주말에 다채로운 공연도 열린다. 

 

도덕산 정상에는 도덕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정자에 오르면 안양의 관악산, 구름산과 가학산 등 광명의 산군과 시흥의 군자산이 잘 조망된다, 정상에서 구름산 방향으로 계속 가면 도덕산-구름산-가학산-서독산으로 잇는 일명 ′도구가서′라 불리는 15km의 광명 4산종주를 할 수 있다. 거리가 길지만 산들의 높이가 해발 250m를 넘지 않아 부담 없이 종주 산행에 나설 수 있는데, 특히 도덕산과 구름산 사이의 서어나무길에서는 매끈하고 군더더기가 없는 서어나무 수피를 느긋하게 감상할 수 있다. 큰 도시의 도심을 가까이에 두고 몇 시간 동안 호젓한 숲길을 걸을 수 있다는 점이 4산종주의 큰 장점이다. 

 

도덕산 정상에 있는 정자 도덕정(道德亭)

 

가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백로(白露)가 코 앞인데 아직도 늦여름이 품어내는 한낮의 열기는 그 기세가 대단하다. 이번 주말에는 큰 도시를 품고 있는 작은 도덕산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Y자형 출렁다리를 걸으면서 인공폭포를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남겨보자. 그리고 구름산으로 이어지는 유순한 숲길을 걸으며 서어나무가 빚어내는 시원함도 함께 즐겨보자.

 

 

[여계봉 선임기자]

수필가

공학박사

이메일 :yeogb@naver.com

작성 2023.09.07 09:42 수정 2023.09.07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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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