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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닮은 세이지
망막에 들어온 순간 작은 고사리가 되고 말았다
갑자기 날아든 비보 기나긴 투병 소식에
삼킬 수 없는 가시 되어 명치에 콕 박힌 십자가
여리여리 가냘파
만지면 부서질까
함부로 다가설 수 없었다
깊은 샘 바닥 긁어모아 꺼내는 두레박
보여 줄 순 없지만
그림자는 늘 멀어질 수 없었다
망치로 못 박는 꼬리가 보였다
아스라이 들려오는 심장 고동 소리가
들숨만 갖고서 돌아서지만
오늘도 벗어날 수 없다
머리에 손 얹는 해의 살
살의 결 온전히 돌려주고 싶어서

[민은숙]
시인, 수필가, 칼럼니스트
전국여성문학대전 당선
문화도시 홍성 디카시 수상
제4회 코스미안상 수상
명인명시 아티스트 대상
제8회 대한민국 문화교육 대상
제22회 대한민국 문화예술 대상
2023 대한민국 중견작가문학대상
2023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시산맥 웹진 편집위원
열린동해문학연합회 사무국장
대한민국 중견작가 산문집 ‘한편의 글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