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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임이
학습장에 있는 글씨들을
모두 지웠다.
함박눈이 내린 들녘 같은
하얀 종이 위에
서울로 전학 간 정임이의 얼굴을 그렸다.
웃고 있었다.
정임이에게 보고 싶다고
편지를 썼다.
창밖에는 함박눈이 내리고 있었다.
겨울이 다 가도록 들녘에서
정임이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

[정성수]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1994),
동시집 『첫꽃』, 시집 『공든 탑』,
동화 『폐암 걸린 호랑이』 외 다수,
세종문화상, 소월시문학대상, 윤동주문학상. 황금펜문학상,
전라북도문화예술창작지원금 및 아르코문학창작기금수혜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