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정임이

정성수

정임이 

 

 

학습장에 있는 글씨들을 

모두 지웠다.

 

함박눈이 내린 들녘 같은

하얀 종이 위에

서울로 전학 간 정임이의 얼굴을 그렸다.

웃고 있었다.

 

정임이에게 보고 싶다고 

편지를 썼다.

창밖에는 함박눈이 내리고 있었다.

 

겨울이 다 가도록 들녘에서

정임이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

 

[정성수]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1994), 

동시집 『첫꽃』, 시집 『공든 탑』, 

동화 『폐암 걸린 호랑이』 외 다수, 

세종문화상, 소월시문학대상, 윤동주문학상. 황금펜문학상, 

전라북도문화예술창작지원금 및 아르코문학창작기금수혜 등 다수

 

 

작성 2023.10.13 09:26 수정 2023.10.1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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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