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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비지 약속
일흔 살 우리 할아버지
이른 아침 5일장 장터를 나섭니다.
대장간에서 호미 두 자루
서둘러 씨앗가게서 참외씨 한 봉지
다시 바다를 옮겨놓은 생선가게로
장터 모퉁이에서 순두부 점심
순두부집에서 콩비지 몇 개 사 들고
버스 막차에 올라탑니다.
누렁소가 눈짓으로 부탁한
콩비지 약속
뜨끈뜨끈한 걸 등에 메고
황소가 기다리는 마실길로 들어섭니다.

[김완기]
강원도 강릉 오죽헌 앞마을에서 출생,
1967년 『어깨동무』 현상동화 입상,
서울신문신춘문예 동시 당선(1968),
동시집 『참 좋은 말』, 『눈빛 응원』, 『들꽃 백화점』 등 여러 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