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콩비지 약속

김완기

 

콩비지 약속

 

 

일흔 살 우리 할아버지

이른 아침 5일장 장터를 나섭니다.

 

대장간에서 호미 두 자루

서둘러 씨앗가게서 참외씨 한 봉지

다시 바다를 옮겨놓은 생선가게로

 

장터 모퉁이에서 순두부 점심

순두부집에서 콩비지 몇 개 사 들고

버스 막차에 올라탑니다.

 

누렁소가 눈짓으로 부탁한

콩비지 약속

뜨끈뜨끈한 걸 등에 메고

황소가 기다리는 마실길로 들어섭니다.

 

[김완기]

강원도 강릉 오죽헌 앞마을에서 출생, 

1967년 『어깨동무』 현상동화 입상, 

서울신문신춘문예 동시 당선(1968), 

동시집 『참 좋은 말』, 『눈빛 응원』, 『들꽃 백화점』 등 여러 권

작성 2023.11.06 09:41 수정 2023.11.0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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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