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용 칼럼] 등단 시인이 경계해야 할 욕심

신기용

등단 시인(문인)이 다시 등단 절차를 밟는 사례가 흔하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발표 지면을 확보하지 못한 결과일 것이다. 

 

시를 발표할 지면이 없다면 죽은 시인이나 다름없다. 다른 이유는 발표 지면이 있지만, 수준이 낮은 문예지에 계속 발표할 수 없어 수준 높은 문예지로 옮겨 타는 경우일 것이다. 등단 시인이 다시 등단 절차를 밟는 일을 대부분 문단에서 허용한다.

 

반대로 등단 시인이 아마추어 경연 대회에 참가하여 상을 받는 행위는 시인 정신의 결여로 치부해 버린다. 등단 그 자체가 전문가이다. 전문가가 비전문가와 겨루는 것 자체가 욕심의 경계선을 넘어선 것이다. 이런 경우 상을 받을 확률이 높다. 전문가가 비전문가와 겨루어 상을 받아 놓고 자랑하며 떠벌리고 다닌다. 

 

그 자체가 부끄러운 행위인지 자각하지 못한다. 자각할 수만 있다면 올곧은 시인이다. 대부분 욕심 덩어리로 똘똘 무장하고 있어 자각하지 못한다. 자신의 글 수준이 대단한 줄 착각마저 한다. 

 

예술성 높은 상향 수준을 지향해도 시원찮을 판에, 하향 수준을 지향하면서 스스로 아마추어로 변해 간다. 나아가 아마추어가 받아야 할 상을 빼앗으려고 이곳저곳 기웃거린다. 

 

아마추어 경연 대회에 참가한 것 자체가 불공정인지 모른다. 이런 형평성 없는 일에 몰입하는 순간 추잡한 인간으로 전락한다. 진짜 시인은 금도를 안다. 시인 정신으로 똘똘 무장한다. 가짜 시인들은 이런 금도를 알 리도 없고, 알려고 노력하지도 않는다. 

 

대충 인지하고 있음에도 이를 모르는 척하는 가짜 시인도 많다. 올곧은 전문가라면, 저급한 욕심을 경계하며 예술성 높은 상향 수준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아마추어 몫의 상을 빼앗는 행위만은 하지 말자.

 

 

[신기용]

문학 박사.

도서출판 이바구, 계간 『문예창작』 발행인. 

대구과학대학교 겸임조교수, 가야대학교 강사.

저서 : 평론집 7권, 이론서 2권, 연구서 2권, 시집 5권, 동시집 2권, 산문집 2권, 동화책 1권, 시조집 1권 등

이메일 shin1004a@hanmail.net

 

작성 2023.11.29 09:39 수정 2023.11.29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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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