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그곳에 가고 싶다’] 시흥 갯골

여계봉 선임기자

 

시흥 갯골

 

 

구불거리는 갯골

소금기 머금은 갯내음이 

코를 간질인다

 

갈대 풀섶 헤치면

미생의 다리가 나타나고

바라지 다리 위

새끼 괭이갈매기는

서툰 날갯짓 한다

 

 

한 자리에서 

일곱 번 몸을 바꾸는

갯고랑 칠면초는

안개처럼 자줏빛으로 스며들고 

 

말라버린 갯가

농게와 망둥어는 

들물을 기다린다

 

 

갯골에서 훔친 바람

흔들 전망대를 흔드니

키다리 나무 전망대는 

흥겨워 어깨를 들썩인다

 

갯골을 닮은 

갈대 숲길은 굽이지고

아득한 곳에서 날아온 철새들은 

그 속에서 날개 접는다

 

 

 

하얗게 말라가는 갈대는 

스치는 바람결에 거문고 줄이 되어 

서로 몸을 맞대고 비비면서 

탄금성(彈琴聲)을 자아낸다

 

 

사라져가는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으면

초겨울날 시흥 갯골에 가 보라.

 

 

 

※시흥갯골생태공원: 경기도 유일의 내만의 사행성 갯벌로 옛 소래 염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공원이다. 칠면초, 나문재 등의 염생식물과 농게, 방게, 저어새, 청둥오리, 괭이갈매기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시흥 갯골은 아름다운 경관과 생태적 우수성으로 2012년 2월 국가 해양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시흥시에서 매년 주최하는 ′시흥 갯골 축제′는 친환경 축제 관련 단체에서 수여하는 ′피너클 어워드(Pinnacle Award)′를 2021년부터 3년 연속 수상했다. 시흥갯골생태공원은 서해선 시흥능곡역 4번 출구에서 5번 마을버스를 타고 시흥갯골생태공원 정류소에 내리면 된다. 

 

 

[여계봉 선임기자]

수필가

공학박사

이메일 : yeogb@naver.com

작성 2023.12.02 10:28 수정 2023.12.02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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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