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우주 [기자에게 문의하기] /
가리비
거칠 게 대해 달란다
말 잘 듣다가 순진한 살에 핏방울 튀고
살살 길들인 길손 좋은가
고요히 몸 뉘고 이불 덮는다
뜨끈한 아랫목은 참한(慙汗)도
입 말라 떡 벌리고
풀어헤친 옷 사이로 속살이 드러난다
탐나는 살결 입맛 다시는 이불 냅다 젖히면
부산 앞바다가 출렁인다
끝도 없는 먼 길
끝도 없이 베풀던 오라버니가 떠오른다
오늘 밤이 지나면 다시 볼 수 있을까
풍랑 없이 뿌연 부포가 눈물에 뜬다

[민은숙]
시인, 수필가, 칼럼니스트
전국여성문학대전 당선
문화도시 홍성 디카시 수상
제4회 코스미안상 수상
명인명시 아티스트 대상
제8회 대한민국 문화교육 대상
제22회 대한민국 문화예술 대상
2023 대한민국 중견작가문학대상
2023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시산맥 웹진 편집위원
열린동해문학연합회 사무국장
대한민국 중견작가 산문집 ‘한편의 글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