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기봉의 생태시 읽기] 주홍날개꽃매미

사진=류기봉


주홍날개꽃매미

 

 

꽃매미 꽃매미

이름도 예쁜 주홍날개꽃매미

우리 아버지 포도밭에 꽃매미

얼싸 좋다 꽃매미

꽃 매미

꽃 매미

이름도 예쁜 주홍날개꽃매미

매미의 달콤한 몸짓에

포도나무 야위어가네

밭이 많이 야위어가네

어라 어허라

포도밭이 죽어가고

포도밭은 나

눈물 뿌리며 저항했네

술잔 뿌리며 저항했네

꽃매미 물러가지 않네

허리까지 자란 달빛

나무들은 꽃도 먹지 않고 시름시름 앓네

내 마음도 앓네

꽃매미 꽃매미

이름도 예쁜 주홍날개꽃매미

 

 

     

[시작 노트]  

이름도 예쁜 꽃매미가 포도밭에 출연했습니다. 우렁각시 인줄 알고 풀도 뽑고 맛있는 포도도 준비했습니다. 그뿐, 딱 우렁각시달이 뜹니다. 달이 뜹니다. 매미는 포도나무 즙액을 빨아먹습니다. 밭에는 매미의 검은 똥 쌓이고, 아버지 눈물 쌓이고, 술잔이 쌓이고그 누가 아침이슬로 매미가 산다고 했나요. 달이 허리까지 자란 풀밭에서 나무는 달콤한 매미의 몸짓에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저항,

 



 

 

[류기봉 시인]

1993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장현리 포도밭, 자주 내리는 비는 소녀 이빨처럼 희다, 포도시집 포도 눈물, 산문집으로 포도밭 편지가 있다. 1998년부터 2016년까지 포도밭에서 포도밭예술제를 개최하였다.

 



편집부 기자
작성 2019.06.29 11:19 수정 2019.06.2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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