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우주 [기자에게 문의하기] /
해바라기를 본다
만만찮게 깽판 부리는 대근 쫓아온 파고 뒤
남은 건 흐릿한 망막과 새치뿐
행여나 태양이 안 보일까 부기 뺀 목
찰나는 잡아도 모세혈관이 놓은 건 눈꺼풀
연거푸 쏟은 고열 덩어리가 목말라도 시침 떼고
밤이슬 축내며 보초 서는 땅 지기
칼바람에 인후가 찢겨도 고요하게 지지하는 별바라기
떠나갈 구름 잡던 새가슴 철렁이면
새카맣게 촘촘했던 씨앗들이 길 내는 속보가 시큰한 정오
태양만 따라온 얼굴을 떨구면 꺾인 나이는 시든 물 바라기
풍랑주의보 떠간 새파란 물살이 때리면
브레이크 고장 난 길어진 그림자 본체를 깁는다

[민은숙]
시인, 수필가, 칼럼니스트
전국여성문학대전 당선
문화도시 홍성 디카시 수상
제4회 코스미안상 수상
명인명시 아티스트 대상
제8회 대한민국 문화교육 대상
제22회 대한민국 문화예술 대상
2023 대한민국 중견작가문학대상
2023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시산맥 웹진 편집위원
열린동해문학연합회 사무국장
대한민국 중견작가 산문집 ‘한편의 글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