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깜빡

권영상

 

깜빡

 

 

바쁘다 보면

누구나 깜빡할 때가 있죠.

꽃씨들도 깜빡 봄을 잊고

한 해를 그냥 넘기는 일, 부지기수죠.

제가 앵무새인 걸 깜빡 잊고

안녕, 잘 다녀와! 

그렇게 사람처럼 말하는 앵무새들, 

알고 보면 많죠.

초승달마저 때로는 제가 쪽배인 줄 알고

깜빡, 개울물 위를

동실동실 떠다니는 거 다들 보셨죠?

깜빡 한다고 괴로워 마세요.

일요일 아침을 깜빡 월요일 아침으로 

착각해 서둘러 일어나던 일.

누구나 그런 일

다 있죠.

 

[권영상]

강원일보 신춘문예 당선(1979), 

『엄마와 털실뭉치』, 『둥글이 누나』, 『구방아, 목욕가자』 등 동시, 동화집

 소천아동문학상, MBC 동화대상, 방정환문학상 등을 받음

 

작성 2024.01.30 09:01 수정 2024.01.30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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