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은숙의 시의 향기] 포노 사피엔스의 하루

민은숙

 

포노 사피엔스의 하루

 

 

자명종이 우련한 여명 깨우고

찬물 끼얹은 새벽

갈색 이슬 머금은 커피와 살 태운 기지가

아침 씹어 요기 달래는 서막

이슈 짚어주는 마시멜로 목소리는

햇살 속에 잘게 흩어져 버린

소나기 대비하라 우산 챙기는 아리따운

여인 배웅으로 나서는 길

선과 능선에 가려진 양지가 

음울한 그림자 뽑아내고

자욱하게 분사하는 물빛 그리움에

가슴 두드리는 밤잠 설친 먹구름

 

졸음 미약에 취한 우산이 고개 떨구었을 즈음

나타난 귀여운 알람이

한껏 치켜든 턱으로 팔짱 낀 자신감

가소로이 뽐내는 스탑 로스 

개망초가 산발적으로 반기는 천변길

만 보에 도전을 깨우는 스마트 워치

존재가 어둠 밝힌

이 손안에 있소이다

 

몸피를 덧댄 피부라서

고체가 아닌 감성 동지

칩 아닌 말랑한 연인이 내린

오늘 하루 마감은 

잘 자요

저녁을 덮어주는 베라 31

 

 

[민은숙]

시인, 칼럼니스트

코스미안상 수상

중부광역신문신춘문예 당선

환경문학대상
직지 콘텐츠 수상 등

시산맥 웹진 운영위원
한국수필가협회원
예술창작지원금 수혜

이메일 sylvie70@naver.com

 

작성 2024.01.31 09:23 수정 2024.01.3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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