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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베란다 화분 꽃잎 위에
달팽이 한 마리
긴 목 높이 쳐들고
엉금엉금
제 집 끌고 끙끙거리며
느릿느릿
머리 위로
V자 손짓
지나간 이파리 위에
무거운 집 끌고 간
회색 얼룩 자국 남겨 놓았다.

[권순자]
『포항문학』 등단(1986),『심상』 등단(2003),
시집으로 『검은 늪』 외 8권, 수필집 『사랑해요 고등어 씨』,
시선집 『애인이 기다리는 저녁』, 2001년 「목련」으로 동서커피문학상,
2003년 시 「장마」로 시흥문학상,
2012년 『붉은 꽃에 대한 명상』으로 아르코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