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봄이 왔으면

민병식

 

봄이 왔으면

 

 

그늘진 겨우살이 처마 밑

불쑥 고개를 내민 푸성귀라도 좋겠네

아직 겨울인 줄도 모르고

얼떨결에 나왔다가

깜짝 놀라 움츠리는 풀이라도 좋겠네

꽁꽁 언 땅에

꽃 한 송이라도 피워야

겨울을 떠나보낼 터인데

언덕 넘어 아지랑이 뽀얗게 흔들려야

사랑하는 님 맞이 동구 밖까지 뛰어나가 

반가운 얼굴 부벼도 보고

왜 이제 왔느냐고 투정도 할 텐데

얼어붙은 마음 녹여줄 봄이 

살며시 찾아와 노크했다가

혹시 그냥 돌아갈까 봐

밤새 잠 못 들고 봄 소리에 귀 기울이네

 

 

[민병식]

시인, 에세이스트, 칼럼니스트

현)대한시문학협회 경기지회장

현)신정문학회 수필 등단 심사위원

2019 강건문화뉴스 올해의 작가상

2020 코스미안상 인문학칼럼 우수상

2021 남명문학상 수필 부문 우수상

2022 신정문학상 수필 부문 최우수상

이메일 : sunguy2007@hanmail.net

작성 2024.02.26 09:49 수정 2024.02.2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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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