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은숙의 시의 향기] 자목련이 피었다

민은숙

 

자목련이 피었다

 

 

분명 재작년에도 작년에도 

망부석은 대지에 파고들어 뿌리내렸다

오가며 햇살 기부하는 주인이 

몇 번 바뀌어도 그냥 지나쳤다

 

봄 안에 들어와 상 그린 얼굴

내려보고, 올려보고, 똑바로 봐도

그저 곱기만 한 연민은 성이 곽을 쌓는다

 

일한다, 공부한다, 새끼 키운다

나자빠진 아우성이

이제야 찾은 하얀 젖무덤

 

고동이 소나티네 부른 천진해진 심장

지하에 핏기 빠트린 모세혈관에

펌프질한 피가 뻗어 나가고 있다

 

[민은숙]

시인, 칼럼니스트

코스미안상 수상

중부광역신문신춘문예 당선

환경문학대상
직지 콘텐츠 수상 등

시산맥 웹진 운영위원
한국수필가협회원
예술창작지원금 수혜

이메일 sylvie70@naver.com

작성 2024.03.27 06:12 수정 2024.03.2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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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