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한별 [기자에게 문의하기] /
어르신은 엉덩이를 방바닥에서 떼지 않으시고 평소에 입버릇처럼 말씀하시던 곳에는 절대로 가지 않겠다며 버티시지만 자식들은 보내려 한다.
내 집 문지방 넘지 않겠다고 문틀이라도 무너질세라 붙잡으며 안간힘 쓰는 아버지에게 챙길 것 없이 아무것도 필요 없으니 그냥 입은 채로 가서 삼시 세끼 주는 밥 편하게 드시면 된다고 거짓말하는 자식들 모두 불효자식 입문이다.
살았을 적 자신의 발로 걸어 나오지 못한다는 그곳에서 나오는 유일한 한 가지는 관 속에 실려 불효자식들 절 받는 일.
하지만 어찌 욕 하리오. 어찌 나무랄 수 있으리오. 어찌 남의 일이련가. 자식들도 살아야 하고 죽을 준비해야 하는 것을.
“복지사 양반 그동안 고마웠소. 복 받을 것이오”
나와는 아무런 혈연도 없는 그 어르신의 배웅에 나는 빗물처럼 울고 있었다.
삶은 유한하다는 걸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내게 당장 다가오지 않은 일을 미리 기다릴 필요는 없다. 사회복지사 업무를 하면서 부딪치는 일들은 하나같이 인생 공부를 하게 한다.
너도 가고 나도 가야 할 길이다. 다만 먼저 가고 나중에 가는 것 밖에 없을 뿐이다. 그래서 살아 있음은 축복이다.
[김태식]
미국해운회사 일본지사장(전)
온마음재가센터 사회복지사(현)
울산신문 등대문학상 단편소설 당선 등단
해양문학상 논픽션 소설 당선
사실문학 시 당선 등단
제4회 코스미안상 수상
이메일 : wavekt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