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별

전승선







물의 문

 

 

 

마침내 별을 이야기할 때는 가을이었다. 살아있는 몸 안에서 너는 절박하고 모호한 이름으로 피어났다가 한 시대의 우울로 지나간 흔적이었다. 너의 숨구멍과 나의 한숨 사이로 낮고 뜨겁게 흐르는 환각의 거리는 언제나 봄이었는데 그리움이 스러지는 화곡역 앞 사거리로 자동차 바퀴가 자욱을 남기며 지나간다. 이집트 벽화같은 불온한 도시가 나약한 영혼에게 주문을 걸면 어둠은 밀물처럼 번져와 하늘로 검게 스며들고 별들이 하나 둘 하늘문을 열고 걸어 나온다 권태의 틈새에 낀 삶은 아무리 노래해도 별에게 가 닿지 못하는데

 

'고독도 버릇이다'

 

너의 냉소가 쏟아 내는 언어의 바늘이 내 동맥을 타고 별까지 닿는데는 반생이 흘렀다. 이제 골목길 끝으로 한 시대의 우울이 스러져 가고 껴 안은 미움도 어느새 노래가 되어 바람을 타고 떠나면 나의 착한 겁쟁이여 어둠이 깊으면 별이 반짝이는 법이다. 너무 오래 만진 햇살과 지문처럼 닳아버린 천국을 던져 버리고 저 늙은 나무마다 하얗게 매달린 그리움을 바라보자 숨이 막히도록 바라보자 찬란한 별이 될 때까지 바라보자.

 

 





편집부 기자
작성 2019.07.27 09:50 수정 2019.07.2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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