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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에 꽃비 내리다
고색으로 물들었네
창연한 이 도시
태고의 신비로움이
꽃타래 흔들며 미소로 다가오네
낯설음 오히려 정겹고
지나는 이 없어도
바람은 잠자는 꽃가지 안에
흔들어 깨우네
꽃잎 낱알 흩날리는 꽃보라
꽃비에 젖으며 걷는 나그네
부서지는 햇살 가루에 눈 시리고
꽃향기에 취해 발걸음 더디네
아 환희로 차오르는 이 마음
신이 주시는 선물인가
어디쯤 천국으로의 계단이
나타날 것만 같은 이 고도
몇 천 년 지나는 흐름에도
밀려오는 꽃 향은 언제나
옛이야기 갈무리하고
더 깊은 세월의 뿌리를 내리네
[맹숙영]
시인
양천문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