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기봉의 생태시 읽기] 캥거루농법





캥거루농법


  세상의 모든 가슴은 하늘에서 내려준 꽃다발, 사랑의 전도사, 할렐루야! 포도나무 묘목을 휘묻이로 바꾸고 나서, 나무도 젖과 꿀이 흐르는 가슴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무 가슴, 나무 젖, 나무도 제 새끼에게 젖을 먹이다니, 나는 이 방법을 캥거루농법이라 썼다. 어미젖에 매달려 있는 새끼 나무! 이것은 혁신이다 창조다. 혁신! 창조! 푸른 피를 토하며 나무 겨드랑이에 솟은 젖이 내 겨드랑이에서도 힘껏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시작노트

 

  포도나무 혈통을 보존 하는 제 방법은 이러했습니다. 여러 갈래로 뻗은 가지 중에 필요하다 싶은 가지를 최대한 길게 유인합니다. 심을 공간을 확보한 후 중간부분을 땅에 묻습니다. 흔한 말로 휘묻이라 하지요. 가지를 땅에 묻으면 속에 들어간 부분은 뿌리가 되고 땅 위에 있는 가지는 나무가 됩니다. 어미나무는 어린나무가 클 때 까지 계속 젖을 물리고, 어린나무는 어느 악조건의 기후에도 잘 견디지요. 이 과정이 나무의 임신과 양육기간이라고 보면 됩니다.

  가족의 개념인 캥거루농법의 최적 조건은 나무의 활동이 제일 왕성한 여름입니다.

  ‘칭얼대는 어린 나무 둘 셋 업고 젖을 물리는 어미 나무! 예쁘고 아름답지 않나요?





 

[류기봉 시인]

1993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장현리 포도밭, 자주 내리는 비는 소녀 이빨처럼 희다, 포도시집 포도 눈물, 산문집으로 포도밭 편지가 있다. 1998년부터 2016년까지 포도밭에서 포도밭예술제를 개최하였다.







 


편집부 기자
작성 2019.08.01 13:12 수정 2019.08.01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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