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선의 연작 詩] 본래로 돌아가는 길에 대하여 (106)

전승선

 

본래로 돌아가는 길에 대하여 (106)

 

 

안에 있는 존재를 천천히 바라보면서

밖에 있는 존재와 하나로 연결해야 한다네

하늘과 땅이 둘이 아니라 하나이듯

우주와 내가 둘이 아니라 하나이지

마치 바다를 끝없이 밀어내는 파도처럼

마치 나무를 아름드리 키워내는 햇살처럼

마치 아이를 낳아 기르는 어머니처럼 

만물은 제각기 개별적이면서 모두가 하나라네

 

“흰소, 그대는 삶과 죽음에 대해 다 알고 있소?”

“모르지만 알고 알지만 모릅니다”

“나는 죽음을 통해 본래로 돌아가는 길이라오”

 

 

죽음 앞에서 초연하려 했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가슴이 답답해져 오는 도명은 흰소의 맑은 미소가 주는 자애로움에 조금씩 안정을 되찾아 갔다. 아무것도 아닌 몸뚱이는 동물들에게 보시하고 스스로 자연으로 돌아가리라 다짐하고 이제 실행에 옮기는 마지막 단계였는데 느닷없이 흰소가 나타난 것이다. 그런 도명의 마음을 꿰뚫고 있는 듯 동굴 안으로 부드럽고 우아한 흰소의 노래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한 사람의 인생에는 영원과 순간이 함께 살고 있다네

생각해 보면 인간은 욕망이라는 끔찍한 속임수에 속아 

고통과 죽음 속에서 신뢰할 만한 위안을 얻지 못했네

그대 순명한 순리자여 이제부터 내가 말하노니 

신비롭고 아름다운 내면으로 들어가는 법을 알려주노라

물리적인 죽음을 벗어나 순리적인 생명으로 가는 그 길은

실재하면서 실재하지 않는 무수한 상호작용의 연결망이라네

자, 이제 자기가 태어난 강으로 다시 돌아오는 연어처럼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길고 긴 여행을 떠나보세

죽음을 통해 본래로 돌아가는 길은 누구나 하는 법이지만

삶을 통해 본래도 돌아가는 길을 그대에게 알려주려네

생각해 보게 이 얼마나 신나고 행복한 여행인지

자, 이제부터 우리 함께 시간을 거슬러 가는 여행을 떠나세 

 

 

[전승선]

시인

자연과인문 대표

이메일 : poet1961@hanmail.net

작성 2024.06.10 09:23 수정 2024.06.2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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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