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식 칼럼] 박완서의 '우황청심환'에서 보는 그냥 얻어지지 않는 자유와 민주

민병식

1931년생으로 스무 살 때 한국전쟁을 겪은 작가는 전쟁의 상처와 후유증, 그리고 이념의 대립으로 인한 아픔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아는 분일 것이다. 이 작품은 1980년대의 사회 문제를 사실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으로 우황청심환을 들고 찾아온 연변 친척을 바라보는 한국인들의 시선과 한국 사회의 이념 갈등 및 민족적 갈등 문제를 잘 보여주고 있다.

 

우황청심환은 뇌졸중, 고혈압에 효능이 있으며 가정에서 상비하고 있는 구급약이라고 볼 수도 있다. 주인공 남궁 씨는 친구가 세상을 떠나자 아들의 부탁으로 회사 경영을 맡아 고용 사장으로 일하며 회사를 5년 만에 안정적으로 만들어 놓는다. 회사가 번창하자 친구 아들은 자신이 운영하겠다며 퇴직을 강요하고 남궁 씨는 퇴직을 위로하기 위해 두 달여 동안 외국 여행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가보니 집에는 예전에 독립운동하러 만주로 간 증조부의 자손인, 연변에 사는 육촌 동생과 그의 가족들이 와 있었다. 그들은 우황청심환 한 보따리를 들고 와 이를 팔아서 한몫 잡으려고 하지만 이미 중국산이 가짜라는 평판이 나서 어려움을 겪는다. 

 

아내는 이들을 못마땅하게 여기지만, 남궁 씨는 이들이 가져온 약재를 친구의 아들에게 부탁하고 친구의 아들은 남궁 씨를 회사에서 몰아내는 것이 미안해서 그 약재들을 사 준다. 그들이 가져온 우황청심환을 떠맡아서 사장에게 몽땅 청심환을 팔아주었지만, 그들은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이제는 덕수궁 돌담길에서 좌판을 벌인다. 육촌 형제는 체류 기간을 연장하면서까지 자신이 가져온 것을 다 팔고 나서야 떠난다.

 

아내는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시원하다고 하지만 그날 밤 조용히 눈물을 흘린다. 아내는 자신의 아들이 대학에 입학 후 운동권에 들어가고 노동 현장에 뛰어들어 소식이 없이 지내고 있음을 슬퍼하는 것이다. 즉 아내는 육촌 형제들의 뻔뻔한 모습에서 사회주의의 비참함을 찾아내며 돌연 자식이 운동권에서 활동하고 대학도 졸업하기 전에 노동자의 현장에 들어가 소식도 알 수 없는 현실에 대해 개탄한다. 남궁 씨는 이러한 아내의 모습을 보면서, 아내가 연변에서 온 동생 네 식구들을 못마땅해한 이유를 깨닫게 된다.

 

작품은 1980년대의 사회 문제를 가족 간의 갈등을 통해 사실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황청심환을 가져온 연변 친척을 바라보는 한국인들의 시선과 한국 사회의 이념 갈등 및 분단으로 인한 민족적 갈등 문제를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리들의 영원한 상처는 분단이다. 강대국의 탓이든 우리의 탓이든 분단은 현실이고 지금은 엄연한 휴전 중이다. 다시 말하면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는 말이기도 하다. 북한 3대 세습정권을 지금도 자신들의 권력 유지를 위해 북한 주민을 볼모로 잡고 핵미사일을 실험하며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연평도 포격사건, 천안함 피격 사건으로 우리의 소중한 아들들이 참혹하게 죽었다. 한반도 평화 정착은 요원하기만 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략하여 현재도 전쟁 중이고 중국은 하나의 중국을 외치며 지금도 호시탐탐 대만을 노린다. 결국 약하면 패한다. 필자도 전쟁을 극구 반대하지만 힘이 약함에도 결국 원치 않는 싸움에 휘말릴 땐 어쩔 것인가.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어떻게 지켜 낸 자유민주주의 국가인가. 수많은 순국선열과 호국영웅들의 목숨값으로 지켜 낸 나라가 아니던가. 또다시 한반도에 동족을 죽이는 침략 전쟁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면 우리의 국력을 상징하는 자주국방은 당연하거니와 요즘 세상에 간첩이 어디 있느냐는 안일한 생각부터 없어져야 한다. 달러를 갖다 쏟아부으면서 구걸하는 평화가 아닌 강력한 국방력이 전쟁을 억제하고 평화를 가져올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민병식]

시인, 에세이스트, 칼럼니스트

현)대한시문학협회 경기지회장

현)신정문학회 수필 등단 심사위원

2019 강건문화뉴스 올해의 작가상

2020 코스미안상 인문학칼럼 우수상

2021 남명문학상 수필 부문 우수상

2022 신정문학상 수필 부문 최우수상

이메일 : sunguy2007@hanmail.net

 

작성 2024.06.12 11:44 수정 2024.06.12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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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