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식 칼럼] 김유담의 '커튼콜은 사양할게요'에서 보는 ‘인생은 연극이다’

민병식

김유담(1983 ~ ) 작가는 부산 출생으로 경남 밀양에서 성장했다. 201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탬버린', '돌보는 마음', 장편소설로 '이완의 자세'가 있다. 제38회 신동엽문학상, 제1회 김유정작가상을 수상했다.

 

소설의 주인공은 스물여섯 '조연희'이다. 대학 다닐 때 연극배우를 꿈꾸던 연희는 암담한 연극배우의 길보다 현실적인 이유에서 취업의 길을 택한다. 언제까지 꿈만 꾸고 살 수는 없는 법, 드림 출판사라는 곳에 인턴으로 입사하는데 1년 뒤에 정규직이 된다. 정규직이 되어 배정된 부서는 키즈 콘텐츠 1팀이다. 시도 때도 없이 소리를 지르는 ‘천 팀장’과 능력 없이 팀장의 비위나 맞추고 일을 슬쩍 떠넘기기도 하는 능력 없는 ‘성 대리'가 있는 팀에서 팀장의 차 세차도 거의 도맡다시피 하며 하루하루를 버티어 낸다.

 

한편 대학 연극 동아리 친구였던 '장미'는 연극배우의 길에 꿋꿋하게 도전한다. 장미는 월세가 없어 연희에게 돈을 빌릴지언정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 열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연희에게는 애인이 있다. 드림 출판사의 외주 업체 스튜디오에서 포토그래퍼로 일하는 권 실장이다. 그는 연희보다 열 살이나 많다. 그런데 권 실장에게는 애인이 또 있었다. 그것도 십 년 넘게 사귄 뉴욕에 사는 여자로 일 년에 서너 차례 만나는 국제 연예를 즐기는 것이다. 권 실장은 그것도 모자라 연희의 팀장에게도 추파를 던지곤 한다. 그런 것을 알면서도 연희는 권 실장을 만난다. 고달픈 직장생활에 의지할 곳 없었던 그녀에게 그가 유일한 기댈 언덕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키츠콘텐츠 1팀이 기획한 아동전집이 대박이 나고 퍼즐을 별책부록으로 끼워 넣은 전집은 홈쇼핑에도 베스트셀러로 대박친다. 그러나 별책부록으로 제공한 퍼즐에서 기준치의 수백 배가 넘는 독성 물질이 검출되어 전 직원이 대국민 사과에 나서는 벼랑 끝으로 몰린다. 장미는 장미대로 마지막으로 희망을 걸던 연극이 주연배우 K의 데이트 폭력 문제로 잠정 중단된다. 

 

장미는 연주에게 전화를 걸어 푸념하고 연주가 이에 당분간 연락하지 말라며 짜증을 내면서 둘 사이의 연락이 끊어진다. 그리고 얼마 후 경찰로부터 장미가 사망했다는 연락을 받았고 영정 사진을 찾기 위해 찾아간 장미의 옥탑방에는 난방도 제대로 되지 않은 채 청 테이프만 둘러있었다. 그때 장미를 도왔더라면 하는 후회와 괴로움 속에서 힘들어한다. 본부장은 회사 빽으로 살아남고 일밖에 몰랐던 팀장이 책임을 지고 사표 낸다, 성 대리는 권고사직을 당했고 사표를 내고 뉴욕으로 떠나는 권 실장에게 연주는 이별을 고한다.

 

연희는 현실에 순응하여 열심히 살아보고자 하는 신입사원 1호의 배역을 맡았고 장미는 꿈을 이루고자 하는 연극배우의 역할을 맡았다. 그렇다면 누가 배역에 성공했는가. 아프니까 청춘이 아니라 아프면 골병든다. 

 

모든 게 연극 같은 이 삶의 무대에서 등장하자마자 퇴장당하지 않도록 오늘도 자신에게 주어진 배역을 멋지고 완벽하게 해내기 위해 죽도록 세상을 살아가는 이 세상의 배우들에게 아프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하여 원하는 바를 성취하도록 그래서 환호 속에 커튼콜까지 나올 수 있도록 무한한 응원을 보내는 바이다.

 

 

[민병식]

시인, 에세이스트, 칼럼니스트

현)대한시문학협회 경기지회장

현)신정문학회 수필 등단 심사위원

2019 강건문화뉴스 올해의 작가상

2020 코스미안상 인문학칼럼 우수상

2021 남명문학상 수필 부문 우수상

2022 신정문학상 수필 부문 최우수상

이메일 : sunguy2007@hanmail.net

 

작성 2024.06.19 11:28 수정 2024.06.19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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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